같은 사건의 다른 자리 — 싸우지 않는 사법부 ⑤
변호인석에서 의원석까지
법정에는 두 개의 자리가 있다. 검사석과 변호인석이다. 검사는 기소를 유지하고, 변호인은 피고인을 방어한다. 재판이 끝나면 각자의 자리에서 내려온다. 그런데 변호인이 변호인석에서 내려온 뒤 의원석에 앉으면 어떻게 되는가.
변호를 하는 것은 자유다. 국회의원이 되는 것도 자유다. 그러나 변호했던 사건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이 되는 것은, 한 단계씩 보면 자유로운 선택이지만, 이어 놓으면 이해충돌이다.

언론이 '대장동 변호사 5인방'으로 부른 김기표·김동아·박균택·양부남·이건태 — 2024년 총선 전원 당선
지역구 5곳 모두 민주당 절대우세·강세·직전 3연승 지역 — 5명 모두 경선을 거침
당선 후: 이건태 공소취소 의원모임 간사, 3명 조작기소 대응 TF, 3명 국정조사특위 위원(이해충돌 회피·공개 선언은 확인되지 않음)
<이 글의 질문>
과거의 의뢰인을 위해 행동할 유인이 정렬된 구조에서, 국민 전체를 위한 판단을 기대할 수 있는가
다섯 명이 걸어간 길
언론이 '대장동 변호사 5인방'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김기표, 김동아, 박균택, 양부남, 이건태. 이들은 이재명 본인 또는 정진상·김용 등 측근이 관련된 형사사건에서 변호와 법률 대응을 맡은 변호사다(한국경제, 2024-04-10).
다섯 명 모두 2024년 4월 제22대 총선에서 당선됐다.
다섯 명의 지역구는 모두 민주당 텃밭이다. 이건태·김기표는 광주, 양부남·김동아는 부천, 박균택은 서대문갑. 공천을 받으면 당선이 거의 확실한 곳이다(같은 기사). 다섯 명 모두 경선을 거쳤고, 전략공천은 아니었다. 그러나 승산 있는 지역에 법률 방어 인력이 집중된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당선 후의 위치
다섯 명이 당선된 뒤 맡은 역할을 보자.
이건태는 민주당 공소취소 의원모임의 간사를 맡았다. 본인이 직접 밝혔다. "공취모 탈퇴자는 김병주뿐이다"라며, 의원모임이 국정조사를 이끄는 핵심이라고 했다(프레시안, 2026-02-24). 이건태·김기표·양부남은 당 공식 '정치검찰 조작기소 대응 TF'에 참여했다. 김동아·양부남·이건태는 '조작기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뉴데일리, 2024-05-03).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피고인의 변호인이었던 사람들이, 같은 피고인의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이 됐다.
다섯 명만이 아니다. 같은 시기에 당 차원의 움직임도 이어졌다. 앞선 글에서 살펴본 것처럼, 105명 공소취소 의원모임이 결성되고(뉴스1, 2026-02-23), 법무부 미래위가 대통령의 1심 사건 6개 혐의를 포함해 19건의 기소를 재조사 대상으로 선정했다(법무부, 2026-06-10). 다섯 명 중 세 명이 그 조직들 안에서 핵심 역할을 맡았다.
이해충돌의 구조
이 구조의 핵심 문제는 정치적 음모가 아니라 이해충돌이다.
변호사는 의뢰인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이것은 직업윤리의 핵심이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국회의원은 국민 전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 이것도 헌법이 정한 원칙이다.
문제는 두 역할이 겹칠 때다. 과거에 변호했던 사건의 처분을 결정하는 위치에 서면, 의뢰인에 대한 충성과 국민에 대한 충성이 같은 방향을 가리키는지 확인해야 한다. 충돌할 때를 대비해 회피·공개·설명의 기준이 존재해야 한다.
법조계는 스스로 윤리 기준을 세우고 지키는 집단이다. 이해충돌을 인정하고 회피하는 것은 그 자율 규범의 핵심이다. 버크는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1790)에서 국가와 개인 사이에 선 중간 기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법조계가 자기 규율로 작동하면 국가와 개인 사이의 완충재가 된다. 규율이 작동하지 않으면, 완충재가 아니라 특정 이해관계를 실어 나르는 수단이 된다.
다섯 명에게서 그 기준은 보이지 않았다. 과거의 의뢰인이었던 인물의 사건 종료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이해충돌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거나 회피를 선언한 사례는 확인되지 않는다.
프리드먼은 《자본주의와 자유》(1962)에서 공적 자금의 지출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한 가지 질문을 제시했다. 누구의 돈으로, 누구를 위해, 누가 결정하는가. 변호는 자발적 계약이고, 선거 출마도 자발적 행위다. 그러나 국회의원이 자기가 변호했던 사건의 공소취소를 추진할 때, 그 행위는 납세자 자금으로 운영되는 국회의 권한을 동원한다.
유인의 정렬
이해충돌 구조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구조 안에서 사람들이 실제로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봐야 한다.
소웰은 《갈등의 비전》(1987)에서 제도를 판단하는 기준을 하나로 좁혔다. 설계자의 의도가 아니라 참여자의 유인(incentive)이다. 유인이란, 어떤 행동을 하면 이익이 되고 하지 않으면 손해가 되는 구조를 말한다. 어떤 행동에 보상이 따르고 어떤 행동에 비용이 따르는지를 보면, 제도가 실제로 어디로 향하는지 알 수 있다.
다섯 명의 유인 구조를 보자.
과거의 의뢰인이었던 인물의 공소가 취소되면, 그 인물에 대한 충성이 입증된다. 여당 안에서 입지가 강화된다. 공소가 유지되면, 과거의 변호 경력이 실패한 방어 이력으로 남는다. 정치적 이익이 줄어든다.
어느 쪽을 선택할 유인이 더 강한가. 답은 질문 자체에 들어 있다.
이것은 다섯 명 개인의 도덕성 문제가 아니다. 도덕적인 사람도, 보상이 한쪽으로만 몰려 있으면 그쪽으로 움직인다. 소웰의 논점은 이렇다. 제도가 실패하면 개인의 도덕을 탓하기 쉽다. 그러나 진짜 질문은 다르다. 보상의 방향을 바꿀 장치가 있는가.

가장 강한 반론
첫째, 수사 절차의 위법성 의혹이 사실이라면 바로잡아야 한다. 검찰이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했다면, 그 기소는 취소되어야 한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목적이라면 누가 밝히느냐는 부차적이다.
둘째, 법조인의 정치 진출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검사 출신이 야당 의원이 되어 검찰 권한 축소를 주장하는 것도 같은 구조다. 변호사 출신이 여당 의원이 되어 공소취소를 주장하는 것만 문제 삼으면 형평에 맞지 않는다.
셋째, 경선을 거쳤다. 공천 과정에 경선이 있었고, 유권자가 선택했다. 민주적 정당성을 부정할 수 없다.
세 반론이 함께 놓치는 것이 있다.
반론이 말하지 못하는 것
수사 절차의 위법성 의혹은 조사해야 한다. 그러나 조사하는 사람과 수혜자 사이에 거리가 있어야 한다. 하이에크는 《자유헌정론》(1960)에서 법의 지배가 일반성과 예측 가능성 위에 선다고 했다. 일반적 규칙이 작동하려면, 규칙의 적용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규칙의 적용을 결정해서는 안 된다. 피고인의 전 변호인이 공소취소를 요구하는 의원이 되면, 조사 주체와 수혜자 사이의 거리가 0이 된다. 독립성이 구조적으로 의심받는 상황에서, 조사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진짜 수사 위법이 있었더라도, 그 사실의 정치적 무게가 줄어든다. 수혜자에게도 나쁜 결과다.
전관 변호사의 정치 진출은 양쪽에 다 있다. 그러나 '양쪽 다 한다'는 것은 '양쪽 다 문제가 없다'와 같지 않다. 양쪽 다 문제가 있다면, 양쪽 모두에게 회피·공개 기준을 요구하는 것이 맞다.
경선은 유권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유권자는 당선 후 그 의원이 공소취소 의원모임 간사가 되리라는 것을 투표 시점에 알 수 없었다. 민주적 정당성은 당선에 대한 것이지, 당선 후의 특정 행위에 대한 백지위임이 아니다.
의도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다
이 글은 다섯 명에게 부정한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의도를 알 수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의도가 아니라 경로다.
변호인석에서 의원석까지의 경로는 공개된 사실로 구성된다. 변호 경력, 공천 지역, 당선, 의원모임 참여, TF 참여, 국정조사위원회 활동. 각 단계는 합법이다. 각 단계에 각자의 이유가 있다. 그러나 경로 전체를 한 줄로 이으면, 법정에서 피고인을 변호하던 사람들이 국회에서 같은 사건의 공소 처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앉은 그림이 보인다.
필요한 장치는 복잡하지 않다. 과거에 맡았던 사건과 관련된 입법·조사에 참여할 때 이해관계를 공개하는 것. 직접적 충돌이 있으면 스스로 빠지는 것. 빠지지 않는다면 이유를 밝히는 것. 공개, 회피, 설명. 법조계가 이미 알고 있는 원칙이다.
그 장치가 없다. 유인만 정렬돼 있다. 과거의 의뢰인을 위해 행동하는 것이 현재의 정치적 이익과 일치하는 구조에서, 국민 전체를 위한 판단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하려면, 그 기대를 뒷받침할 장치가 작동해야 한다. 장치는 보이지 않는다. 경로만 남아 있다.
이어서 묻는다.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권은 어떤 공격을 받았는가. 제청권이 흔들리면 사법부의 인적 구성은 누가 결정하게 되는가.

참고 출처
- '대장동 변호사 5인방' 전원 당선: 한국경제, 2024-04-10. 김기표·김동아·박균택·양부남·이건태. 공천 지역: 이건태·김기표 광주(절대우세), 양부남·김동아 부천(강세), 박균택 서대문갑(직전 3연승). 5명 모두 경선을 거쳤고 경선 형식은 서로 다름.
- 5인방 당선 후 활동: 뉴데일리, 2024-05-03. 이건태: 공소취소 의원모임 간사. 이건태·김기표·양부남: 조작기소 대응 TF. 김동아·양부남·이건태: 조작기소 국정조사특위 위원.
- 이건태 "공취모 탈퇴자는 김병주뿐, 의원모임이 국정조사를 이끄는 핵심": 프레시안, 2026-02-24.
- 105명 공소취소 의원모임: 뉴스1, 2026-02-23.
- 법무부 검찰 인권존중 미래 위원회, 총 19건 조사 대상 선정: 법무부, 2026-06-10.
- 대통령의 법적 지시, 법무부 장관의 공소취소 지휘, 검사의 실제 공소취소 처분은 확인되지 않았다.